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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edal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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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yyoung
댓글 2건 조회 2,864회 작성일 06-10-0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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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훈장이 점점 늘어 간다. 나는 새치를 훈장이라 부른다. (I call some of my gray hair A MEDAL)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오기 시작한 흰머리로 한동안은 골머리를 썩었다. 아이들에게 뽑아 달라 부탁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나중엔 아이들한테 내 머리를 맡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아이들한테 내 흰머리를 투정부릴 만한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어떨 때는 뽑을 수도 없을 만큼 너무나 짧은 새치때문에 그냥 억지로 길게 길러서 때를 기다려 뽑은 적도 있고, 거울로도 잘 보이지 않는 머리를 뽑느라 얼굴에 핏발이 서고 혈압이 오른 적도 많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양가리마에 들어서기 시작한 새치 가로수들을 보고도 아무일 없다는 듯이 그냥 내버려 두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내가 점차로 노화(?)되어 가고 있는 일에 대해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으나, 언젠가부터는 이리 안달 복달한다고 흰머리가 다시 검은 머리로 변신하는 건 아니니 그냥 세월의 흐름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나의 꿈이 백발이 성성한 멋쟁이 할머니 뮤지션이 아니던가??? 재즈는 정년이 없는 음악이다. 그것이 내가 재즈를 좋아하는 이유다. 재즈야말로 머리가 허열수록 더 농익고 진국이 우러 나오는 음악이 아니던가. 나이 들수록 깊이가 더해지는 음악, 노년이 되어서 연주해도 멋진 음악이 바로 재즈라 할 수 있다. 기운이 없으면 없는대로 머리채 흔들면서도 사뿐히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 재즈가 아니던가. 나의 스승이신 이 판근 선생님도 흰머리칼의 베토벤 같은 모습을 하신 멋진 분이다. 그런 분이 몇년 전 선생님 자택에서 그룹으로 연주 수업을 받고 있던 우리네 제자들 앞에서 "서 원영은 나이 들면 아마 멋있게 변해 있을거야." 이렇게 지나가는 말 한 마디를 툭 던지셨고, 그 말은 내 평생에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분 좋은 격려의 말씀이 됨과 동시에, 정말로 나의 노년 어느 한 순간의 그림 속에 그런 멋진 뮤지션의 모습이 담겨 있기를 희망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언젠가부터 나의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 노화 현상조차도 기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하였고,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젠 하얀 가로수길을 쳐다 보고도 별다른 불만이 아닌 그냥 그렇게 물끄러미 쳐다 보는 일로 그치게 되었다는 표현이 옳겠지만...) 그래서 그 하얀 가로수들이 나의 자랑스런(?) 훈장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무슨 훈장일까? 애국 훈장? 무공 훈장? 어쨌든, 이래서 나는 양가리마의 새치 가로수들을 빛나는 훈장이라 부른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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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길님의 댓글

조영길 작성일

  영 님의 글을 보고 동병상련 이라할까 동감합니다 멋진 표현 "훈장"
아름답고 삶의 노고를 뜻하는 말씀입니다~~
훗날 대중앞에서 하얀훈장 희날리며 큰 박수갈채 받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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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yyoung님의 댓글

jeyyoung 작성일

  어머, 꽃길 님 아니시온지?! 첨엔 뉘신가 했어요...
암튼 이곳 저곳에서 꽃길 님의 흔적을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오늘 에카들도 공연 잘 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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