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Of Homestay (5) 홈스테이 후기 (5) > Jey diar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Jey diary

img_diary_01.gif

Epilogue Of Homestay (5) 홈스테이 후기 (5)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jeyyoung
댓글 0건 조회 3,369회 작성일 07-04-03 13:11

본문

홈스테이 (2007년 3월 30일 ~ 4월 1일)

3. 3월 31일 토요일 (하)

오늘밤이면 이 아이를 재우는 것이 끝이구나 생각하니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갑자기 밀려 오기 시작했다. 2박 3일이란 시간이 국적이 다른 두 아이를 친구로 맺어 주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루만 더 재우고 같이 생활할 수 있다면 좀 더 서로에 대해 탐구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비록 처음에는 부담감을 갖고 시작한 홈스테이였지만, 결국 두 아이의 마지막 밤을 지켜보는 지금에 와서는 이들의 이틀밤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소라가 어젯밤에 내 놓은 선물은 나와 남편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소라의 부모님이 이번 한국에서의 홈스테이를 위해 각별히 준비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검은색 도자기로 된 작은 다기와 일본산 녹차 한 봉지... 다행히 우리집의 식수는 옅은 녹차여서 소라 입맛에도 부담은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일본사람들이 즐겨 먹는 녹차라서 그런지 약간 씁쓸한 맛이 났다. 최소한 5번은 물을 내려도 맛이 그대로일 듯 싶을 정도로 맛과 향이 진했다. 너무나 아까워서 물을 우리고 또 우려 먹었다... 녹차를 구하러 일본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최대한도로 물을 많이 우릴 작정이다... ^ ^

첫번째 시합은 홈스테이로 맺어진 두 아이들끼리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다. 비록 시합에 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들네미는 그런 행사 자체가 즐거운 듯 보였다. 이왕이면 한번 정도는 소라를 이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면 두 아이 모두에게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시합후 소라가 아들네미에게 선물을 주었다. 원래 홈스테이 부모 최종 교육때에는, 선물을 두개 준비해서 하나는 1차시합후 홈스테이하는 아이에게 주고, 하나는 점심 식사 후 2차 시합때의 파트너에게 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분명 일본 아이들도 선물을 두개 준비하긴 했으나, 우리네가 준비한 취지와 약간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소라는 분명 어제 우리집에 선물을 내 놓았고, 따라서 오늘 우리네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선물이 달랑 하나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우리 아이도 집에서 이미 선물을 소라에게 주었다. 밖에 비가 오는 관계로 짐을 줄일 생각으로 내가 그리하도록 시켰는데, 막상 선물 교환이 있던 시간에 소라는 준비해 온 선물을 내 아이에게 주었고, 아들네미는 아무것도 줄 수가 없는 이상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나는 그것이 아니고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서툰 일본어로 소라에게 설명을 했지만, 일본 꼬마는 전혀 이해를 못하고 결국 자기네들끼리 씨익 웃기만 했다... 뭐가 뭔지 모를 상황이 되어 결국은 관계자에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방법을 통해 알고 보니, 소라가 어제 우리에게 내놓은 선물은 소라의 부모님이 우리집에 들어오자 마자 아이의 부모님에게 드리라고 준 선물이었고, 이들이 준비한 나머지 선물이야말로 아들네미가 받아야 할 선물인 것이다... 소라가 아들에게 준 선물은 피카추 그림이 있는 하늘색 필통이었고, 아들네미는 맘에 드는 눈치였다.

하지만, 곧 내게 난감한 장면이 펼쳐졌다. 두번째 파트너를 바꿔서 2차시합을 한 후에 소라는 당연히 다른 한국 아이에게서 선물은 받았지만, 아들네미는 다른 한국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선물도 받지 못해서 다소 실망한 눈치였고, 내게 자기는 왜 일본 아이한테서 선물을 못 받는 것이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라서 그렇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겨우 납득시켰다. 역시 아이들은 한국 아이건 일본 아이건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아이들라서 선물에 민감하였다... 내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 더 생겨나게 되었다. 소라가 받은 선물이 무얼까 나 역시도 궁금해져서 소라가 뜯고 있는 선물을 자세히 살펴 보니... 오 마이 갓!!! 하필이면 내가 정성스레 준비한 그 회사의 그 김일께 뭐람... 포장만 다른 같은 회사의 녹차김이었다!!! 급히 남편한테 전화를 걸어 여차 저차해서 소라 자신을 위한 (결국은 소라 부모님께 보내는 선물이 아닌 소라에게 줄) 선물을 하나 사 오라 했다. 다행히 딸네미가 제 아빠랑 같이 마트에 가서 운동후 샤워할 때 쓰는 스포츠 수건 한 통을 사왔다. 바리바리 싼 김보다도 두배나 비싼, 아주 질이 좋은 스포츠 수건이라서 마음이 놓였다. 남편이 완전 콩글리쉬와 일본어를 섞어 놓은 괴상한 말로 선물을 설명했지만, 소라는 멋적게 웃으면서 알아들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기와 녹차 선물 감사하다고 부모님께 전해달라는 말 역시 겨우 겨우 괴상한 말로 소라에게 전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만 나온다. 이번 왕초보 홈스테이로 인해 일본어를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다. 어른들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었겠지만, 아이를 둔 부모 입장에선 선물이란 것에 무척 신경이 쓰였다. 특히나 남의 나라 아이한테 섭섭한 맘 안 갖게 하려고 애쓴 보람이 있었던 것 같다. 김이야 먹으면 없어지는 것이지만, 소라에게 따로 준비해준 선물은 그래도 소라가 가슴에 간직할 수 있는 기념품인 셈이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자기 전에 게임을 하였다. 처음에는 소라가 지고 있었지만, 검으로 싸우는 게임(나는 게임 이름을 잘 모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의 하나라는 것만 알고 있다...)을 하면서부터는 소라가 아들네미를 이겼고, 남편이 엄지 손가락을 세워서 "짱"이라는 제스추어를 해 주었다. 소라네 집은 부모님이 엄격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가 집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검술에 관한 게임이라 그런지, 금방 방법을 익히더니 아들네미를 이겨 버렸다. 비록 짧은 시간 밖에는 허락되지 않았지만, 내 눈에 그 아이는 참으로 영리하고 침착해 보였다. 우리 아이도 생각이 깊고 침착한 사람이 되어 주면 좋겠는데...

남편이 이틀동안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모아 내 공연 비디오 자료와 함께 CD에 구워 주었다. 거기에다 내가 작성한 소라 부모님께 전하는 메시지 문서도 함께 집어 넣었다. 나는 소라에게 내 홈페이지를 보여 주며, 이런 것 저런 것을 여기에 담아 놓았으니, 집에 가서 보라고 설명해 주었다. 일본 꼬마가 자기 전에 남편이 가방 정리하는 것을 도와 주었다. 그래도 같은 남자라고 남편을 더 편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다음날은 일정이 한 시간 정도 앞당겨져서 7시 반까지 로얄 호텔로 아이를 데려다 줘야 했다. 그러려면 아이들을 아침 6시에는 깨워야 한다. 하품을 연달아 하는 아이들을 조용히 잠자리에 들게 하고 나와 남편은 컴퓨터 작업을 서둘러 끝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을 둘러 보니, 아들네미는 코를 골며 자고 있고, 일본 꼬마는 안경을 쓴 채로 자고 있었다. 조용히 아이들 각자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소라의 안경을 벗겨 주었다. 소라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렌즈를 끼고 있던 터라 눈이 많이 피곤해 보였다. 소라는 일회용 렌즈를 끼고 있었고, 아침엔 보존액이 담긴 렌즈 케이스를 내 두 손에 쥐어 주었고, 밤엔 두 눈에서 말라버린 일회용 렌즈를 빼서 내 손에 쥐어 주었다. 비록 남의 나라 아이의 손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작고 귀여운 손이었다. 비록 그 아이와 나는 서로가 말이 통하지 않아서 많은 대화조차 할 수 없었던 외국인 사이였지만, 이것은 낯선 곳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의 엄마에게 보내는 친밀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아쉽게도 하룻밤이 또 저물어 갔다.

(홈스테이 후기 마지막편이 계속 이어집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이용약관 | 모바일버전
Copyright © jeyyoung.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