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ghtful Voyage To ChungJu 충주로의 즐거운 여행??
페이지 정보

본문
오랫만에 일상에 관한 글을 올립니다.
그런데 과연 평범한 얘기일까?? ㅋㅋ
지난 토요일, 늘 그렇듯이 잠을 줄이고 안산에서의 일과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다른 날은 전철과 인천광역버스를 이용하여 귀가를 했는데, 그날은 시간을 절약하고 딸네미가 대학 수시 원서 쓰는 일을 옆에서 거들기 위해, 안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인천 가는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안산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인천 고속버스터미널까지 30 ~ 40분이면 충분했기에, 버스에서 잠깐의 새우잠으로 피곤을 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에 일찍 들어가서 밀린 일과 딸네미의 일을 도와줄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 여유롭게 창 밖의 가랑비를 구경하며 눈을 감았습니다. 몇 번을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결국은 눈을 떴는데... 창 밖에 흘러가는 풍경들 속에 "충주"라는 글자가 갑자기 클로즈업되었습니다.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면서 "설마~~, 아니겠지~~"하던 나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저는 낯선 충주, 그것도 약간 시골스러운 땅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순간, 나에게 닥쳐온 상황을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 버스는 안산에서 인천을 경유하며 저 멀리 전라도나 경상도로 내려가는 버스였고, 저는 밀린 잠에 빠져 내리지도 못하고 충주를 경유하는 버스에 몸을 맡기는 신세가 된 것이죠... 안산에서 충주까지 1시간 반 만에 버스는 아주 빠르게 비행기 속도로 충주까지 달려왔던 것이고,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의 중간 지점에 가까운 곳을 어처구니 없이 빨리 올 수 있는 것에 감탄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기사 아저씨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결국은 어떤 대학생에게 "저 아줌마를 잘 부탁한다(?)"는 친절어린 배려와 함께, 건국대학교 충주 캠퍼스 정문에 내려 주었습니다. 나중에 저랑 같이 내린 학생한테 물으니, 그곳은 학생들 때문에 잠시 경유하는 캠퍼스 정류장이라고 하네요. 때마침 주말이라 닫힌 대학교 매표소 매점을 뒤로 하고, 또다른 남학생의 친절한 설명과 고맙다는 나의 인삿말도 뒤로 하고, 초조하게 두어 군데의 편의점을 찾아 우여곡절 끝에 현금 서비스를 받아, 충주 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에 초조한 마음으로 간신히 올랐습니다. "오늘 안에 집에 갈 수 있을까..." 카드 한 장으로 버티고 있던 내게는 참으로 곤궁한 순간이었습니다. 겨우 현금 서비스를 받아서 만원짜리 한 장을 내려고 했는데... 기사 아저씨의 난감한 표정에 저는 기가 죽어서 지갑 안에 깊숙이 숨겨져 있는 천원짜리 두 개를 겨우 발견하고, 거스름돈으로 800원을 돌려 받았습니다. 속으로는 "1200원이면 비싼 버스구먼... 이 시골스런 동네에서 겨우 세 정류장 되는 곳을 1200원씩이나 내고 타야 하다니 비싸구먼..." 여전히 궁시렁 궁시렁 뭔가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ㅋㅋ
기사 아저씨가 내려준 곳은 "충주 공영 버스터미널"이었습니다. "터미널 이름이 특이하구먼. 시외도 아니고 고속도 아니고 공영 버스터미널이여??" 이런 불평을 하면서, "과연 저녁 7시가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 인천 가는 차가 있으려나... 없다면 서울로 가서 다시 강남으로 가서 우리집 앞까지 가는 인천광역버스를 타야겠구먼..." 이런 불안한 계획까지 세워야 했습니다. 다행히 7시 40분 차가 있길래, 대기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미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정말로 몇 년 만에 보면서, "MC가 바뀌었구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서울 2호선 지하철 낙성대 역의 유래에 대한 퀴즈를 재미있게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옆 자리에 앉으시더니, "나랑 버스에서 같이 내린 아가씨(?? 이때, 사실 기분이 좋았어요. 아까 건국대 캠퍼스에서 기사 아저씨가 아줌마라고 불렀을 때, 사~알짝 기분이 나빴었지만, 지은 죄가 있으니 그저 멋적은 표정만 짓고 있었죠. ㅋㅋㅋ) 아냐?? 어디 가우??" "왜 이렇게 남 사생활에 관심이 많을까??ㅋㅋ" 따지고도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오늘 안에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고로, 이렇게 저렇게 되어 결국 집인 인천으로 간다는 설명을 친절하게 해드렸습니다.
지루한 시간들을 보내고 안도의 숨을 쉬며 오른 버스... 그러나 그때부터 안산에서 충주까지의 2시간 반의 여행보다도 훨씬 지루하고도 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말이 고속버스이지 오만 동네를 다 훑고 지나면서 오만 사람을 다 싣고 실내등을 껐다 켰다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이천"이라는 글자를 발견했고, 곧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다시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쯤으면 인천에 다 온 것 아닐까... 그런데, 제 눈에 들어온 "북.수.원"이라는 세 글자가 결국은 제 마음을 정신 없이 두드리기 시작하네요... 아직도 수원??? 집엔 언제 가노...
그리하여, 3시간이라는 지루함을 겨우 이기고 이겨, 기나긴 버스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낯익은 동네, 인천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 밤 10시 반... 그리고 집에 들어간 시간이 11시... 그날의 여행은 즐거움과 설렘과 초조함과 안도감과 낯설은 침묵과 유쾌함과 지루함과 불안함과 불편함과 후회(버스에서 잠을 자지 말걸... 차라리 평상시처럼 전철이랑 버스를 탈걸...)와 기타 등등의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는... 아주 야릇한 여행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제가 그러고 있는 동안 저희 집에서는, 세 식구가 이런 얘기를 하며 박장대소했다고 하네요... "우리 엄마 가지가지 한다. 그치??"
- 이전글The Prayer Which Makes Even God Laugh 하나님도 웃어버린 기도 10.09.13
- 다음글There Are The 2 Ways. One And Only Way Is The One We Must Go Ahead 인생에는 두 길이 있다. 한 길만이 갈 길이다 10.09.0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